단지 철도 건설의 지지부진에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위를 달리는 열차의 편수나 질에서도 인구 비례를 훨씬 넘는 차별을 보인다.

경부선에서 자주 봤던 번듯한 차림의 여행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부산고 2학년까지는 나름대로 미술대학 입시를 준비했다.

그러다가 국민학교 6학년부터는 부산에서 학교를 나왔다.아버지는 지금으로 치면 하위 계급의 해양경찰이었다.안타까운 소식을 듣자마자 모든 일을 제쳐 두고 달려온 사람들이었다.

그 전에 경부선을 탔을 때는 전혀 볼 수 없던 모습이었다.집안은 부자라고 할 수 없지만 끼니 걱정을 할 정도는 아니었다.

아직 새마을호는 나오기 전이었지만 당시로선 최고 등급 열차였다.

그중에서도 호남선은 첫손에 꼽힌다.사망자가 두 명이 나오고 부상자도 속출했다.

유세 현장에서 본 지지자들의 옷차림은 남루했다.그 전에 경부선을 탔을 때는 전혀 볼 수 없던 모습이었다.

열차 등급이 낮은 것도 아니었다.강사로 나온 사람이 자수한 간첩이었다.